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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

개발은 재밌어야 합니다.

주제가 어느정도 정해지니까 다음 글 적기가 편하네요.

 

 

앞서 쓴 글을 몇 번 다시 보니 되게 "노력해라" 라는 느낌도 받으실 수 있겠구나 싶은데,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완전한 오해에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개발은 죽을때까지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참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개발 하다가 뭐가 잘 안 될 때,

어느정도 수준에는 올랐는데 아직도 내 코드는 거지같을 때,

상황에 따른 다양한 디자인 패턴들이 이해가 안 갈 때,

개발 배워본 적 없다던 후임이 어느 순간 더 잘 만들어서, 이게 내 길이 맞는지도 의문이 들 때,

코드밥 3년 넘게 먹었는데 월급은 제자리일 때,

1달 동안 쓴 제안서 서류누락으로 탈락할 때,

일주일 정도 밤을 새운 뒤, 소주한잔 걸치면서 사는게 사는거 같지 않을 때,

등등 정말 매일 매일 재미있게 살기는 그 자체로도 힘듭니다.

 

근데 내 인생을 좀 더 넓게 봤으면 좋겠어요.

오늘만 사는 거 아니잖아요. 그냥 천천히. 계속. 꾸준히. 내 목적을 향해.

오늘 안 하더라도 내일 하면 되죠 뭐 그쵸?

코드만 본다고 답이 나옵니까?

커피도 한잔 하고 수다도 좀 떨고 잠도 좀 자고 샤워도 해야 하는 겁니다. 높으신 분들은 이런걸 몰라요.

뉴스 보면 기대수명도 길어지고 근처에 전쟁도 없는데 여유있게 사셔야죠.

그러다가 한큐에 딱! 하고 해결방법이 나왔을 때의 희열은 정말 대단하거든요.

 

개발일을 하다보면 그런게 재밌는거 아닌가 싶어요.

어릴 때 수학문제 끙끙대면서 풀다가 탁 하고 풀렸을 때의 기분이라고 해야되나.

 

여튼 뭐가 됐든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논어에 보면 이런 말도 있어요.

되게 유명한 구절이라 여기저기서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리누스 토르발즈도 자서전 이름이 just for fun인가 그래요.

결국 내가 하는 일이 뭐가 됐든 재미있어야 매일 매일 즐겁게 배울 수도 있는거라고 생각해요.

 

네. 오늘도 즐겁고 재미나게 개발하셨으면 좋겠네요.